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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번호 1278번. 감포 파출소 감사드립니다!

작성자 : 정**  

조회 : 37 

작성일 : 2024-03-04 16:48:19 

벌써 한달이 다 되어가는 이야기네요. 직즉 올렸어야했는데...

음력 설 다음날인 2/11 친정부모님과 함께 감포 나들이를 갔습니다.
작년 봄에 친구들과 갔던 카페를 찾다가 못 찾아서 비슷해보이는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들러 차를 한잔 마시고 다시 집으로 가려고 길을 나섰는데 친구들과 갔던 카페가 보여 잠시 카페 테라스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사진을 몇 장 찍고 친정인 영천을 향해 고속도로를 막 올리던 찰라 어머니가 핸드폰을 찾으시다가 가방이 없어졌다고 하시는 겁니다. 안색이 하얗게 질리시며 차 안에서 동동 발을 구르시며 어쩔줄을 몰라하셔서 일단 어디서 두고 오셨는지 여쭤보니 카페에 두고 오신 것 같답니다.
남편은 고속도로에서 회차할 곳을 찾아 계속 운전을 하고 저는 차를 마신 카페에 전화를 하니 가방을 못 봤다고 하는데 어머니는 급기야 우시기 까지 하시더라구요. 핸드폰도 가방안에 있는데 돈이 좀 많이 있다고 하셨어요.
혹시나 사진찍느라 들린 카페 테라스에 두고 왔을까 싶은데 카페 이름이 생각이 안나는 겁니다.

일단 급한 마음에 112 신고하여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찾아봐 주십사 부탁을 드렸습니다. 극도로 흥분한 어머니를 달래며 카페의 정확한 위치와 이름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을 찍으며 건물벽에 붙은 '골든스테이지펜션'이란 이름이 떠올라 지도를 보니 우리가 들린 카페 건물이 맞았어요. 사건을 배정받으신 경찰관님과 통화로 건물이름과 거기 테라스에 두고 온 것 같다고 말씀드렸지요. 고속도로에서 내려 회차하여 다시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데 경찰관님이 테라스에 가방이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어머니는 극도로 패닉 상태에 빠지시고, 다시금 찾아봐 주십사 했는데 잠시후 가방을 찾으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가방 색깔과 지갑에 든 신분증을 확인하니 어머니의 가방이 확실했어요.
저희가 도착할때까지 담당 경찰관 두분은 카페앞에서 기다려 주셨고 무사히 가방을 건내 받았습니다. 그제서야 어머니 안색이 돌아오고 진정을 하시는데 얼핏 봐도 가방안에 현찰이 꽤 있어서 왜 어머니가 돈을 이렇게 많이 갖고다니시는지 의아했습니다.
뭐라도 답례를 하고 싶어하는 저희에게 경찰관 두분은 당연한 일을 했다며 극구 사양하시는고는 다음 출동지로 가셨어요.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가 말씀하시길 가방안에 현찰 백만원과 패물이 들어있다는 겁니다.
설날 도둑이 설친다고 하니 온갖 패물과 현찰을 모두 가방에 넣고 오셨는데 그 가방을 잃어버렸으니 어머니가 패닉상태에 빠질만 했던거죠. 에효...... 패물이 천만원은 넘을 거라는데...

여지껏 30년동안 산 집에 도둑이 든 적이 없었고,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도 도둑이 안 오리란 법도 없지만 핸드폰도 아무데나 던저버리고 오시는 어머니 본인을 어찌 믿고 패물과 돈을 챙겨 다니시냐고 제가 많이 야단을 쳤습니다. 설날 불효를 했지 뭡니까.
그런데 어머니는 도둑 든 것보다는 내가 지니고 있는게 낫다며 계속 갖고 다니실 작정인 표정이였어요.
기분좋게 떠난 효도 드라이브에서 불효 드라이브가 되어버렸지요.
다음날도 어머니는 그 가방에 패물과 현찰을 넣어 나오시다가 제게 딱 걸려서 패물과 현찰을 모두 집에 두고 나오셨습니다. 요즘 보이스피싱이 많아 은행에 넣어둔 돈도 걱정스러워 현찰을 들고 계시는 어른들이 많으신듯 합니다. 어쩌다 전화오는 보이스피싱도 잘 대처해야 하지만, 도둑이 무서워 패물과 현찰을 들고 외출하다 잃어버리면 더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외출시에는 간단한 소지품만 들고 다니시는게 제일 좋다는 걸 어른들께 꼭 좀 알려야 겠어요.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지 않게 애초에 장독 관리도 잘하고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전에 미리 튼튼히 고쳐야겠지요. 나이드시니 판단력이 흐려지시는 부모님께 차분히 잘 설명해야겠습니다.

설날 헤프닝을 잘 마무리 마무리 해서 신속 정확하게 해피엔딩이 되게 해주신 경주 감포 파출소 경찰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드립니다.

38145, 경상북도 경주시 중앙로 63 / 경찰민원콜센터 : 182 (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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